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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유아교육 아우스빌둥 입학 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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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아교육 아우스빌둥 입학 과정

 

 

내가 다니는 유아교육 전문 학교

 

 

 

10 전 독일어를 대학교에서 교양으로1학기동안 배운적은 있지만, 내가 다녔던 한 국립대학은 알파벳부터 가르쳐주지 않고 문법 위주로 아주 빠르게 진행되었다. 대부분의 알파벳이 영어과 비슷하게 읽히긴 하지만, Y가 웁실론인지, J가 욧인지도 모르고 다녔다. 한 학기를 마칠 때쯤 과제로 독일어로 편지를 썼어야 했던 기억이. 그러고 나서10년 동안 손놓고 있었으니 당연히 독일에 와서도 기초부터 배웠다.

 

 

 

독일에는 VHS (Volkshochschule)라고한국으로 치면 평생교육원과 같은 기관이 많이 있다. 거기서 2018 8 말부터 2019 10월까지  배웠으니 1 2개월 배워서 아우스빌둥 자격요건인 B2 받았다.

 

 

 

어는 벼락치기로 되는 게 절대 아니다. 영어도 그렇듯, 언어의 네 가지 영역인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 중 읽기, 쓰기는 마음먹고 열심히 하면 단기간에 비교적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릴 수 있으나 말하기, 읽기는, 연습과 시간이 필요하며 천천히 학습된다. 나  B1, B2라는 시험은 패스했지만,  B1 수업받을 때도, B2 수업에서도, 내가 말하기 듣기 부분에서는 항상 제일 못하는 학생이었다.

 

 

 

B1는 그렇다 해도,, B2는 천천히 했어야 했고, 두세 번 반복해서 수업을 들었어야 했다는 생각을 아주 자주 했었다. B2 시험에서는 운이 너무 좋았다. 먼저 VHS에서 같이 풀어봤던 문제들이 많이 나왔다. 말하기 시험은 세 가지 영역으로 나누어지는데, 첫 번째는 3분 동안 프리젠테이션 하기, 두 번째는 파트너와 문제 해결에 대한 토론, 그리고 세 번째는 한 지문을 받아 즉석에서 읽고 파트너와 전반적인 토론하기이다. 프레젠테이션은 그 자리에서 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정해진 주제에 대해 글로 써서 교정받은 후 달달달 외워 발표하면 되는 거라,, 거기서 거의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그랬기에, 두 번째 세 번째 영역에서 합격점수 보다 살짝 부족한 점수를 받았으나 세 가지 전체 영역 평균점수로 통과를 했었다.

 

 

 

내가 지원한 학교는 Paritätisches Bildungswerk Bremen이라는브레멘 바로 옆에 있는 학교이다. 학교마다 유아교육과 지원요건 다른데 학교의 경우:

 

 

 

- 레알슐르를 졸업하고 3년 이상관련 직업에 종사한 경우

- 레알슐르를 졸업하고 최소 900 시간 이상 관련 직업에 종사한 경우

- 위와 동등한 수준의 학업을 마치고 독일어 능력이 B2 이상이며 3년 이상 관련 직업에 종사한 경우

- 최소 2년의 관련 직업훈련을 마친 경우(예, 유아교육보조)

- 대학 입학자격과 최소 900시간 이상 관련 직업에 종사한 경우

 

이다.

 

 

 

경우는 5번째에 해당되나 유치원에서 일한 경험 대신 아이들을 가르쳤었다. '설마 되겠어' 라는 생각으로, '합격해도 걱정이야 독어로 해' 라는 생각으로 먼저 온라인으로 간단하게 지원했다. 온라인 지원까지는 어렵지 않았다.

 

 

 

주가 지나니 메일 하나가. 지필시험 날짜와 시간을 알려준다. 시험이라니. 면접 정도는 생각했지만, 직업훈련받는데 지필 시험을 봐야 한단 생각은 못했다. 그저 막막하기만. 첫머리에 잠깐 언급했듯, 나 독일어에 자신도 없을 뿐더러 잘 하지도 못한다. 2019 , 코로나로 독일 뿐 아니라 유럽 전체가 떠들썩 할 때인지라 온라인으로 지필 시험을 봤다.

 

 

 

여기서 잠깐, 생각하는 독일 문화를 소개하자면, 독일이라는 사회는 사람들이 책임감을 갖고 일하고, 준법정신이 비교적 강하며 양심에 어긋나는 행동들을 경험한 다른 나라들에 비해 하는 같다. 온라인 지필 시험이라 하면 누가 옆에서 대신 봐 봐줄 수도 있고, 어느 책을 보고 적을 수도 있을텐데, 시험지 장 맨 위에 줄로 적혀있었다.

 

 

 

'우리는 당신이 혼자 힘으로 시험을 끝까지 볼 거라믿는다.'

 

 

 

나는 남편이 독일인이고 지금 시댁에서 살고 있다. 시아버지가 고등학교 교사셨고, 시어머니가 유치원 교사셨는데 지금은 분다 은퇴하셔서 쉬고 계신다. 게다가 남편도 그 날은 쉬어서 도움을 받으려면 충분히 받을 있었을텐데, 어땠을까?

 

 

 

문제가 어려웠다. 많이 어려웠다. 3문제였는데, 1,2번은 페이지를 채운 텍스트를 읽고 푸는 문제였고, 3번은 서술형 문제였다. 유치원에서 일어날 법한 상황을 주고, 여기서 유치원교사가 행동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 너라면 어떻게 하겠느냐, 아이 입장은 어떤가에 대해 기술하는 문제로 기억한다. 일단 1,2번은 지문은 물론이고 질문 자체를 이해를 못했다. 3번은 내가 생각하는대로 발독어로 적어야겠다 생각했다.

 

 

 

시부모님과 관계가 가깝고 좋음에도 불구하고 차마 물어봤다. 참고로, 1 반동안의 직업훈련을 다니면서 아주 많은 과제를 했어야 했는데, 시부모님께 문법 고쳐달라는 부탁을 하면 문법만 고쳐 주신다. 질문에 대한 직접적인 답을 적지 않았음에도, 질문을 잘못 이해한 같으니 다시 한 번 보라는 법 한테 안하셔서, 그것에 대해 번은 물어 본 적이 있었다. 과제는 능력이고 능력으로 점수를 받는 것이니, 당신 능력으로 좋은 점수를 받는 것은 공평하지 않다고 대답하셨다. 역시 독일스럽다는 생각 :)

 

 

 

남편도 같은 입장이다. 질문을 이해 못해서 수가 없으니, 학교 시험에서도 담당 선생님이  들어와서 학생들한테 질문 받는다고 설득해서 1,2 문제 설명 들었다. 시험 시간은 1시간 30분이었던걸로 기억한다. 그렇게 머리가 지끈거리던 시험이 끝나고 결과를 기다린다. 다시 메일이 온다. 지필시험 합격했으니 면접을 보라며 면접 날짜와 시간을 알려준다. 30 정도 진행될테고 Skype으로 9시에 만나잔다.

 

 

 

지필 통과했다니 좋긴 하나, 면접은, 게다가 30분 동안  어떻게 해야하나. 걱정이 앞선다. 그나마 손짓 발짓할 할 있는 Skype이라 다행이라 생각하며 당일 9, 중요한 면접인만큼, 나름대로 신경써서 정장치마에 흰셔츠를 챙겨 입었다. 아주 간만에 화장도 살짝 했다. 9 3 전화가 울린다. 메일로 아이디 알려주면 편할텐데, 굳이 전화로 필요가 있을까를 생각하면서, 긴장감 대신 자신감을 보여줘야 한단 마음으로 차분하게 전화를 받았다. 예상했듯 통화 내용은 Skype 아이디 알려주며 지금 들어오란다. Skype 로그인하고 대기하고 있었기에 금방 찾을 있을 알았는데, 검색이 되질 않는다. 다시 해도 안된다. 그래서..   30분을 전화로 면접 봐버렸!

 

 

 

수화기를 내린 , 기분이 참 안 좋았다. 누구한테 말을 하고 싶지도, 위로를 듣고 싶지도 않았다. 면접으로 준비하며 달달 외웠던 자기소개, 유아교육 직업훈련을 하고 싶은 이유, 성격 장단점 정도였고, 최소한 준비한 질문에는 번지르하게 대답해야 같았다. 그중에면접관이 물어본 자기소개 뿐 이었고, 다른 질문들은 반은 이해했고, 반은 이해못해 다시 한번 얘기해 달라고 같다간단히 쉽게 생각하고 쉬운 문장으로 얘기하면 요점은 말할 수도 있었을텐데, 당시 질문을 듣고나면, 먼저 머리에 영어와 한국어가 교묘하게 섞여 이것도 저것도 아닌, 정리되지 않은 하나의 아이디어쯤으로 떠올랐던 같다.

 

 

 

게다가 한 몫 , 면접관의 태도였다. 차가웠다. 처음부터 끝까지 일관되게 차가웠다. 지금은. 무슨 나쁜 감정이 있어서 그런 아니란 것을 말이다. 우리나라 사람들중에 친절하고 웃는 사람이 많은 반면, 독일에는, 적어도 브레멘에는 그렇지 않은 사람이 많은 것 뿐이다. 하지만 그 때에는 차가운 태도가 내심 서운했었다.

 

 

 

그렇게 전화 면접이 끝나고, 정말 확신했다. 면접이 될리가 없다고. 그리고 면접관도 지원자가 많다고 말했었다.

 

 

 

'그래, 독일어를 배운 것도 아닌데, 용기가 가상해. 여기까지 것만으로도 장한거야. 합격하면 오히려 그 때부터 문제인거야. 어떻게 하려고 그래. 지난 일이고 경험이야.'. 그렇게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얼마후 직업훈련 기관에서 메일이.

 

 

 

예비합격자 것을 축하합니다. 귀하는 예비합격자 리스트에 등록되어 있으니 실망하지 마시고 다음 달까지 기다려 주십시오. 다음 달까지등록하지 않은 합격자로 공석이 생기면 귀하에게 연락 드리겠습니다“.

 

 

 

결과를 듣고나니 속이 후련하기는 했다. 어때, 지금 해야하는 급한 일도 아니고, 직업훈련을 준비도 안되어있고, 차라리 참에 독일어 공부나 해야겠다 생각했다. 서운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그리고 , 개강 2개월 휴대전화에 부재중 전화가 있다. 그리고 메일도 있다.

 

 

 

휴대폰으로 연락이 되지 않아 메일 남깁니다. 귀하에게 합격통보를 하게 되어 기쁩니다. 메일을 확인하시면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

 

 

 

다시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올라온다. 부족한 독일어지만 그리 나쁘지만은 않을 수도 있어. 어쩌면, 남들보다 더 노력하면 해 낼 수도 있을지도 모르지. 일단 해봐야 직업 훈련에 필요한 정확한 내 수준을 알 수 있잖아 ‘.

 

 

 

그렇게 하겠다고 전화로 얘기한 후 이메일로 필요한 서류 리스트를 받았다. 제출해야 하는 서류가 10. 직업훈련 하나 받는데 무슨 서류가 이렇게 많이 필요한지, 독일인은 문서에 철저하다는 편견을 확신 시켜줬다며 웃었다. 필요한 서류는:

-경찰 신원조회서

-건강 진단서

-해당 기관

-시험에 대한 선언/신고

-전공 직업훈련에 대한 정보

-성적증명서/졸업증명서

-B2 증명서

-재직증명서

- 출생증명서

 

 

 

한국에서 가져온 서류에 새로운 서류를 읽고 작성해서 제출했다. 입학 22주 전 다시 한 메일을 받는다. 서류에 대한 내용은 없는 것을 보니, 문제가 없었나 보다. 코로나에 따른 기관 규칙, 마스크 착용 강조, 그리고 수강실 안내가 적혀있다. 그러고 나서20208월 학기에 첫 학기가 시작되었다. 언어 시험에서 운이 따랐던 것처럼 이번에도 운이 컸던 것 같다. 하지만 그 운이 늘 좋은 방향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쨌든 내 결정이고 힘들 테지만 스스로 이 선택을 했으니 일단 부딪혀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리고 시작한 지1년 반이 지난 지금도 하고 있으니 참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 때도 많다.

 

 

 

직업훈련 입학을 준비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두 가지였다.

 

 

 

먼저 스스로에게 큰 확신이 없었던 점 같다. 뚜렷한 목표가 있었다면 더 체계적으로 준비했을 텐데 말이다. 생각해보면 독일어 B1를 준비할 때에는 대부분의 학생들이 자신이 독일에서 무엇을 할지 결정을 못한 것처럼 이야기를 했었다. B1는 독일 거주에 필수조건 중 하나이니 일단 여기서 합법적으로 살기 위해서라도 꼭 거쳐야만 하는 관문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

 

 

 

그러나 B2는 다르다. 대학이나 직업훈련을 하거나 아니면 독일어를 더 잘하고 싶다거나 뭔가 확실히 목표들이 있었다. 같이 수업받았던 학생들 중에서도 유아교육 아우스빌둥이 목표라는 학생들이 꽤 있었다. 나는 일단 내 독일어가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했을 뿐, 아우스빌둥을 하겠단 생각은 전혀 없었다. 그러나 나중에 생각이 바뀔 수도 있고 그럴 경우 B2가 필요할 테니 지금 해놓는 게 편하겠다는 생각에서 B2를 했었다. 그러니 20208월에 유아교육에 입학했는데, B2를 통과한 201911월에도 나는 무엇을 해야 할지 정하지 못했었다.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데, 가르치는 일은 내 이력으로는 독일에서 일을 구하기가 힘들거라 하고, 그래도 몇 군데 지원해 봤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그럼 무슨 일을 해야 할까를 심각하게 고민하다가 직업상담을 찾아갔다. 상담원과 여섯 번을 상담했고, 결과 그 시점에서 현실적으로 내가 하고 싶으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유아교육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그렇게 4월부터 부랴부랴 정보를 뒤져보니 시기를 놓친 기관이 많았고, 할 수 있는 세 기관에 지원했는데, 여기서만 연락이 왔다.

 

 

 

아무래도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일한 경력이 없다는 게 걸리는 것 같았다. 하지만 이 기관에도 자격요건에 유아 관련 일에 종사한 경험이 900시간 이상이어야 한다는 조건이 있어 확신이 서진 않았다. 그래서 하고 싶은 말은 어쨌든 직접 해봐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에 안될 것 같고, ‚자격은 이 조건에 안 맞는 것 같아도 결정은 내가 아닌 각 기관이 하는 것이니 일단 해봐야 알 수 있고 그래야 후회가 없는 것 같다.

 

 

 

두 번째는 역시나 언어였다. 위에서 언급했듯, 전공마다 언어의 중요성이 다르기도 하다다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예를 들어 해당 전공 직업훈련을 받고 있는 지인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제빵, 정원사, 기계 전공은 적어도 유아교육보다는 언어 비중이 낮은 것 같다.

 

 

 

전공에 대해서는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을 말하고 듣는 것은 기본 중 기본으로 해야지, 하고 싶은 말을 하는데 불편함은 없어야지 지필이나 면접에서 부담이 많이 줄어들 것 같고, 나아가 전공 수업을 받고 공부하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적을 것 같다.

 

 

 

언어는 시간과 연습만이 답이므로 마음을 어느 정도 내려놓는 것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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