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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교육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중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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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포스팅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편에서 독일어를 전혀 모르던 내가 B1의 레벨이 시험을 합격까지의 스토리를 포스팅했는데 이번에는 B2 레벨의 공부 과정과 시험까지의 여정을 적어볼까 한다.

 

 

 

https://storiesingermany.tistory.com/entry/%EB%8F%85%EC%9D%BC%EC%96%B4-%EB%B0%B0%EC%9A%B0%EB%8A%94%EB%8D%B0-%EC%96%BC%EB%A7%88%EB%82%98-%EA%B1%B8%EB%A6%B4%EA%B9%8C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독일어 뿐만 아니라 유럽 언어 공통 참조기준은 초급자- A1,A2 중급자 - B1,B2 그리고 상급자 C1,C2로 나누어진다. 레벨(유럽언어공통기준) 수준 A1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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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포스트에서 언급했듯, 나는 한 새로운 언어를 짧은 시간에 배워서, B1시험 합격은 했지만 실질적인 레벨은 A2로 보는 게 더 맞는 것 같았다. 그 때는 몰랐었다. B1 시험 점수에 따라 B2반이 결정된다는 것을.

 

 

어학원에 B2반을 등록하러 갔더니, 내 B1점수가 높아서 400시간 반에서 B2를 배운단다. 그리고 B2-500시간 반이 따로 있단다. B1 시험을 보기 전에 이것을 알았다면?.. 그래도 일부러 아는 문제를 틀리게 표기할 것 같진 않지만, 그래도 나는 500시간이 필요했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B1 수업을 두 번쯤 더 듣고 나서 B2-500시간을 두 번 들었어야 했다.

 

 

지난 일은 어쩔 수 없는 것이고, 그렇게 B2-400시간 반을 들어갔는데, 이 반에는 나와, 다른 한명을 제외한 나머지 18명 전부가 한 번 B2 시험을 떨어지고 다시 듣는단다. 그래서 400시간 반이다. 500시간 반보다 100시간을 덜 들어도 충분히 B2에 부응하는 수준이 되는 반으로 보는 것이다. B2 시험은 기본만 하는 B1와는 차이가 있고, 직업훈련을 할 만한 독어 실력을 증명해야 시험에 합격하므로 마음을 단단히 먹고 시작하잔다.

 

 

첫 수업에서 각자의 자기소개를 듣고보니, 다들 아우스빌둥을 하거나 대학을 가려고 수업을 듣는다는 정확한 목표를 갖고 있었고, 이미 몇 년씩 독일에서 일을 했던지라 그들의 독일어는 버벅거림도 없었고, 나처럼 머릿속에서 번역을 하는 것 같지도 않았다. 언어 자체를 배우려는 것보다 시험에 필요한 독일어를 배워서 그 부분을 갈고닦는 전략을 배우려는 것 같았다.

 

 

A2반에서, B1반에서 그랬었던 것처럼 이번에도 나는 꼴찌다. 언어 수준차이가 많아도 너무 많이 난다. 기죽지 않으려고 더 가슴을 펴고 발 독어든 뭐든 수업시간 400시간 (5개월) 만큼은 열심히 참여하고 배웠다.

 

 

1과. 모르는 건 부끄러운 것이 아니다. 모르니까 배우는거다. 모를 때 물어보지 않으면, 모를 때 배우지 않으면 다음에도 모르고, 결국 그 자리에 머물러 버린다.

 

 

B2 단계에서 기대하는 언어수준

 

 

보다 복잡하고 추상적인 테마를 이해하고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해 토론을 할 수 있다. 원어민과의 일상 대화에서 불편함 없이 유창한 대화를 할 수 있고 보다 많은 주제에서 세부적으로 표현할 수 있으며 장단점과 가능성까지 제시할 수 있다.

 

출처: 독일 맥주가 좋다.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https://storiesingermany.tistory.com/entry/%EB%8F%85%EC%9D%BC%EC%96%B4-%EB%B0%B0%EC%9A%B0%EB%8A%94%EB%8D%B0-%EC%96%BC%EB%A7%88%EB%82%98-%EA%B1%B8%EB%A6%B4%EA%B9%8C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독일어 배우는데 얼마나 걸릴까? -초중급- 독일어 뿐만 아니라 유럽 언어 공통 참조기준은 초급자- A1,A2 중급자 - B1,B2 그리고 상급자 C1,C2로 나누어진다. 레벨(유럽언어공통기준) 수준 A1 일상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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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2 수업

 

 

B2에서 기대하는 바에 맞게 많은 어휘와 유창성을 훈련한다. 이 유창성에는 법에 맞게 말하는 것, 독일 사람이 쓰는 표현을 익혀 적용하는 것,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 등이 포함된다.

 

 

어학원에서 첫 3개월 동안은 교재에 기초해서 배웠고, 틈틈이 쓰기 연습과 구술 연습을 병행했다. 나머지 2개월은 반대로 시험에 포커스를 맞춰서 배우면서 한 번씩 교재로 돌아와서 회화표현과 문법을 배웠고, 마지막 몇 주는 모델 테스트만 본 것 같다.

 

 

B2 시험

 

 

지필과 구술시험으로 나뉘는데, 지필시험은 2시간 20분 동안, 구술은 약 20분 동안 진행된다. 구술시험을 보기 전에 텍스트를 읽고 여기에 대해 파트너와 토론을 하는데, 별도로 텍스트 읽는 시간 약 20분을 준다. 읽는데 20분이 필요할 만큼 지문이 길고 어렵다. 

 

 

    시간
지필 읽기 90분
작문(어휘 및 문법)
듣기 20분
쓰기 30분
구술 프리젠테이션 3-5분
파트너와 한 주제에 대한 문제해결 5-7분
파트너와 한 주제에 대한 토론 5-7분

출처: telc https://www.telc.net/pruefungsteilnehmende/sprachpruefungen/pruefungen/detail/telc-deutsch-b2.html#t=1

 

 

 

지필 시험-

 

 

다른 영역도 마찬가지지만 읽기와 작문, 듣기는 연습만이 답이다. 운이 좋았던 건지 나빴던 건지, 수업시간에 연습했던 텍스트가 실제 시험에서 나와버렸다. 그래서 지필은 좋은 점수가 나왔고,

 

 

쓰기는 시험 응시자가 두 가지 테마 (정보 물어보기, 컴플레인 넣기)를 중 하나를 골라서 그 테마에 대해 30분 동안 약 250 단어로 적어야 하는데, 어떻게 적을지 먼저 생각하고 쓰면 시간이 많이 모자란다. 주제를 받으면 바로 척척 적어 내려가야 나중에 몇 분이나마 틀린 문법을 고칠 시간도 있다.

 

 

나는 두 테마 모두를 연습했다. 정보 물어보는 예시들과 컴플레인 넣는 예시 테마를 각각 약 10개 정도를 쓰고 또 쓰고 또 쓰면서 교정했다. 한 테마당 적어도 5번은 넘게 적어봤던 것 같다. 같은 사람이 같은 주제로 글을 쓰는데도 쓸 때마다 고민하게 되고 한 번 틀린 부분은 몇 번 더 틀리곤 했는데, 많이 하니까 나만의 일정한 틀이 생기기는 하는 것 같았다. 그렇게 쓰기도 패스했고,

 

 

구술시험-

 

 

프레젠테이션이 B2 시험 중에서 제일 쉬웠다. 이것은 정해진 5 주제 중 하나를 골라 3분-5분 정도의 분량으로 본인이 적는다. 적고 난 후 달달 외워서 시험관 앞에서 발표하면 되는 것이다. B2 수업을 시작하고 몇 주 안 지났을 때 5가지 주제에 대한 정보를 받았는데, 나는 이 중 여행이라는 주제를 골라서 적고 교정받았다. 이 쓰기를 다음 날까지 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몇 주의 시간을 주었기에, 그리고 내 경험을 적는 것이었기에 큰 어려움 없이 A4 2/3 정도 분량을 적었다. 그러고 나서 수업시간에 모두 돌아가면서 발표했는데, 의외로 달달 외워서 발표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고, 대충 하는 정도로만 했었다. 그들은 이미 독어가 되기 때문에 여기서 굳이 많은 점수를 받지 않아도 되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다른 전략으로 가야 했으므로, 잘 외운 후, 외워서 말한다는 느낌을 주는 대신, 내 경험을 자신 있고 뚜렷하게 전달한다는 느낌으로 했다. 일단 내 머릿속에 다 있으면 자신감이 붙으므로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는 큰 무기를 등에 업고 발표했고, 프레젠테이션에서 만점을 받았다.

 

 

나머지 두 파트 (문제 해결, 토론)는 파트너와 같이 대화를 해야 하는데, 이미 정한 파트너와 어학원에서 틈틈이 연습했고, 가끔은 영상통화로도 연습했다.

 

 

문제 해결 영역은 그나마 할 만했다. 예를 들어, 다음 달에 회사에서 소풍을 가는데 어떻게 준비할까?라는 주제에 대해, 어디를 가면 좋겠고, 왜 그렇게 생각하며, 드는 비용 등을 이야기하면 된다.

 

 

토론 영역은 주어진 텍스트를 먼저 20분 동안 읽고 난 후 여기에 대해 파트너와 토론해야 하는데 주제도 가볍지 않다. 내가 받은 텍스트는 노인복지에 대한 내용이었다. 토론이 시작되면 텍스트에 대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하는 것도 한 방법이고, 장단점, 내 생각, 내 생각을 뒷받침하는 이유와 예시를 들어가며 토론하면 된다.

 

 

유창성 외에도 시험관 스스로 '아하, 좋은 포인트다'라는 생각이 들면 점수를 받는 것 같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응시자가 텍스트를 읽은 후에 시험관이 질문을 이해했는지를 물어보는데, 이해를 못 했으면 반드시 못했다고 얘기해야 한다. 그러면 시험관이 도움을 준다. 하지만, 질문을 이해 못 했음에도 이해했다고 대답하면, 상대 파트너와 토론 자체가 이루어지기 힘드니 당연히 좋은 점수를 받을 수 없다. 실제로 내 파트너가 그랬고 그녀는 그녀의 두 번째 B2시험도 통과하지 못했다.

 

 

구술 영역의 프레젠테이션을 제외한 나머지 두 영역은 겨우 패스받을 만한 점수를 받았다. 말하기는 한순간에 느는 것이 아니므로, 그리고 이 두 영역은 즉석에서 내 언어 실력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프레젠테이션에서 만점을 받지 못했으면 구술시험 전체에서 통과하지 못했을 수도 있다.

 

 

B2 시험을 통과하고 난 내 실제 레벨은 B1인 것 같았다. 텍스트를 읽고 이해하는 건 그나마 나은데, 말하기 부분에서는 생활 독일어조차 유창하게 하지 못했고, 내가 하고 싶은 말을 정확히 표현하지 못했다.

 

 

시험 점수가 항상 그 사람의 실력을 반영하지는 않는다.

 

 

포스팅을 마무리하며 재차 강조하듯, 언어는 시간과 연습만이 답이라고 말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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