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에서 영어는 얼마나 해야 할까?
주위에 친구들이 한번씩 내게 묻는다.
"너는 영어 잘하니까 독일에 살아도 걱정 없겠다?" "독일 사람들은 영어 다 하니까, 독어 못해도 사는데 지장없지 않아?"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하고 왔다. 사는데 불편함 없을만큼 영어를 하니까, 그리고 2010년 처음 독일에 왔을 때 한 달간 영어만 하면서 '독어를 굳이 배울 필요가 있을까' 라는 생각을 했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여행할 때는 영어만 해도 전혀 문제가 없지만, 정착해서 사는 것은 이야기가 좀 달라진다.
그럼 독일 사람들의 영어 수준은 어떨까?
독일은 교육체계가 한국과 많이 다르다. 어느 한 기사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가 OECD 국가 중 대학진학률이 약 70%로 가장 높았고, 독일은 31% 정도였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은데, 이는 굳이 대학을 나오지 않아도 안정된 직장에서 인정받으며 일할 수 있는 사회 시스템 때문이다. 독일인들은 우리나라의 고등학교 수준의 학교까지만 적당히 공부해도 이들의 영어 수준은 일상생활에서 영어를 적용할 수 있을 정도다. 사실 중학교까지 공부하고 바로 직업훈련을 받는 사람들도 상당히 많은데, 이들의 영어도 딱히 못하는 것 같지는 않다.
먼저 영어와 독일어는 대부분의 알파벳이 같고 어순도 비슷하기 때문에, 학교에서 배우는 영어만으로도 어느정도 의사소통은 다 하는 것 같다. 하지만 나이가 드신 어른들 중에는, 영어를 배우지 않았기 때문에 못하시는 분들도 좀 있으신 것 같고 젊은 사람들 중에는, 들으면 이해는 하지만 자신감이 없어서 영어를 하지 않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다.
짧게 간추려 말하면, 독일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중, 고등학교까지만 제대로 배웠어도 영어는 생활에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는 하는 것 같다.
하지만 정착해서 사는 것은 문제가 다르다. 내 경험으로는 영어를 잘하든 못하든, 독일어를 잘하든 못하든 독일 사람들은 일단 독어로 말한다. 처음에 독일어를 전혀 못할 때, 내가 영어로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것을 전달했음에도 대부분의 독일 사람들은 내게 독일어로 이야기했다. 남편이 있을 때는 그렇다 쳐도,, 내가 혼자 모임을 갔을 때에도, 혹은 남편이 있었지만 남편 통역 없이 독어를 못하는 나를 배려해서 영어로 얘기해주면 좋을 것 같다고 내 생각을 전했음에도, 병원, 관공소, 각종 상담 등에서도 그들은 독일어로 얘기했었다.
반대의 다른 경험도 있었다. 내가 발 독어로 아주 열정적으로 얘기를 하면, 그들이 못 알아들으니, 오히려 내게 영어로 얘기하라는 경우도 몇 번 있었는데, 그때는 영어를 잘했던 때인지라 영어로 얘기하면, 그들이 다시 독일어로 돌아가자는 말을 했던 적도 몇 번 있긴 했다.
지금은 독일어가 확 늘어난 만큼 영어를 확 잊어버려서, 기차역에서 누가 영어로 물으면 버벅거리면서 독어를 영어로 번역해서 말해야 한다. ㅡㅡ;
결론은, 내 생각은 그렇다. 언어를 통해 배우는 문화도 엄청나게 많으니, 한 나라에 살면 그 나라 언어를 하는 것이 맞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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