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사람은 친절할까?
독일 정착을 계획하기 전까지 독일 사람들의 친절성에 대해 궁금해 한 적은 별로 없었던 것 같다. 남편은 친절하고, 호주에 살면서 만났던 수 많은 독일 사람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독일 사람들은 이럴 것 같다라는 의식을 심었나보다.
호주에 살면서 많은 독일 사람들과 어울렸었다. 일을 같이 했던 독일인도, 여행을 같이 했던, 그리고 공부를 같이 한 독일인들도 있었는데, 그때받은 인상은.. 딱히 없었다. 그만큼 평범한, 국적만 다른 사람들이라는 느낌이었다. 국적이 다르기에 사고방식이 다를 수 밖에 없고, 생긴 것도,좋아하는 음식도 다른, 하지만 그 외에는 그들도 나도 타국 생활하는 외로운 외국인이었다.
독일도 북쪽보다는 남쪽으로 내려가면 조금 덜하다고는 하나, 독일에 사는 사람들에 대한 첫인상은, 일단 잘 웃지 않는다. 뭔가 사는 게 너무 심각하다. 처음에는 그랬다.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 뿐인데, 나는 싸우는 줄 알았다. 마치 서울 사람들이 경상도 사람들 이야기하는 것 보면서 싸우는 줄 알았다는 것 처럼.
편지를 써도,
"철수에게,
안녕, 요즘 코로나로 세상이 난리인데, 잘 지내니?" 가 아니라
"철수에게,
내가 지난번에 빌려준 책 아직 못받아서 연락했어 “처럼. 처음이나 끝에 안부인사 같은 건 없다.
영어권에서도,
„Dear 철수,
How are you? “ 정도는 해주는데, 이게 없으니 준비되지 않았는데 뭔가 확 들어가고 확 들어오는 느낌을 받았다.
그럼 서비스업에서는 어떨까?
크게 차이가 없다.
좋은 쪽으로 해석하면, 그들은 가식이 없는 것 같다. 웃기지 않은데 왜 억지로, 거기다가 굳이 내가 다른 사람을 위해서 웃어줘야 하나? 왜 내가 아닌 다른 사람 기분을 맞춰주려고 내가 해도 되지 않은 일을 하나, 설령 그것이 아주 작은 일일지라도? 쯤 되지 않을까 싶다.
한국은, 웃는 얼굴에 침 못 뱉는다, 웃으면 복이 온다 등의 일상생활에서 웃음을 강조하는 속담도 많이 있는데, 독일에서는 웃는 얼굴에 침 뱉는다. 웃으면서 말해도 무표정으로 받는 사람이 대부분이고, 웃는다고 해서 „그냥“ 웃어주는 법도 없다. 같은 말을 무표정으로 하나 웃으면서 하나 오는 반응은 같은 경우가 더 많고, 오히려 웃으면 장난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그래서 이건 조심해야 할 것 같다. 한국 사람들이 „예의상 “ 웃어주는 것, 이런 문화 여기는 없다. 무안해서 웃거나, 어이없어서 웃는 등 한국에서는 꼭 웃겨야지만 웃는 것이 아닌데 그렇게 웃었다가 „웃기지 않아 “라는“ 말을 몇 번 들었다. „나는 심각한데 너는 왜 웃니?“ 쯤 되는 것 같다.
다시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독일 사람들은 과연 친절할까?
독일식 표현으로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독일 사람들과 친절함은 친한 친구가 아니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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