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어 배우는 앱.
다른 외국어처럼 독일어도 공부를 하다 보면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는 느낌이 올 때가 있다. 하지만 그 기간이 지나면 한동안 다시 언어 정체기를 겪는다. 이를 계단에 비유하기도 하는데, 내 실력이 조금 올라가는 것 같은 때가 있는가 하면 그 자리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것만 같은 때가 있는데, 이때 배움을 멈추지 말고 평소에 하던 만큼만 하면 다시 내 언어가 많이 늘었다고 느끼는 날이 온다.
오늘은 독일어를 배우는데 도움이 되는 무료앱을 소개할까 한다.
Wort des Tages (Spotlight Verlag GmbH)
이 독일어앱을 다운로드하면
1. 매일 하나의 새로운 단어를 배울 수 있고 2. 헤드셑 버튼을 누르면 네이티브 스피커가 단어를 읽은 후 아래의 예문도 보통 말하기 속도로 읽어주기에 이 단어가 실제로 어떻게 쓰이는지 알 수 있다. 3. Erklärung 은 사전처럼 유의어를 쓰거나 단어 뜻을 설명한다. 4. 위 쪽 앞으로 가는 버튼을 누르면 어제의 단어를 배울 수 있고, 버튼은 계속해서 누를 수 있기에 원하면 10단어/20단어도 하루에 배울 수 있다. |
내가 생각하는 이 앱의 가장 좋은 점은 무료라는 점과 하루 한 단어라서 부담이 없다는 점, 시간을 따로 내서 공부해야 한다는 압박 없이 버스 기다리는 시간, 출퇴근 시간에 짬짬이 공부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네이티브 스피커가 단어와 예시 문장을 읽어준다는 점이 마음에 든다.
단어 수준은 B2-C1 사이쯤으로 볼 수 있지만 B1를 준비하는 사람이 매일 조금씩 독일어의 감을 훈련하기에도 좋은 앱인 것 같다.
내 노하우.
언어 공부는 반복이고 누적인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매달 1일 한 단어, 2일 두 단어(1일 단어+2일 단어), 3일 세 단어.. 이렇게 매일 단어 수를 늘려간다. 오늘은 23일이므로 23번째 단어를 먼저 보고, 하나씩 앞으로 클릭해 복습한다. 알고 있던 단어는 한 번만 보고 문장을 듣는다. 문장이 길고 어려우면 3-5번 정도 따라 하고 내가 원어민처럼 읽을 수 있겠다 싶으면 다음 단어로 넘어간다.
원어민의 말을 듣고 따라 하는 것이 그냥 듣는 것보다 좋은 이유는 많다. 대표적으로 내가 들을 때에는 문장도 알 것 같고 이해도 되는 것 같다. 하지만 문장을 따라 해 보면 못 따라갈 때가 많다. 이것이 능동적 배움과 수동적 배움의 차이가 아닌가 싶다. 문장을 따라 하면 원어민은 어디에서 쉬고, 어디에서 힘을 주는지 어떤 억양과 리듬으로 말하는지를 자연스럽게 익히게 된다. 이렇게 반복하다 보면 언젠가는 독일어에 대한 언어감각도 생길 것이다.
반복학습과 꾸준함보다 더 중요한 내 노하우는 자신에게 너무 가혹하지 않는 것이다.살다 보면 하루 못할 때도 있고 이틀 못할 때도 있다. 반복을 빠뜨릴 때도 있고 따라 읽기 싫은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럼 마음 편하게 쉬라고 말하고 싶다. 그리고 마음 잡은 날 다시 열심히 하면 된다. 며칠 빠졌다해서 지금까지 공부한 게 없어지는 것이 아니니, 지금까지 노력한 자신에게 상을 줄지언정 자책하지 말자. 언어는 어차피 장거리 마라톤이다. 처음에 너무 빨리 뛰어버리면 지쳐서 끝까지 가기 힘들다. 그러니 한국인으로서 우리 말과는 너무 다른 이 어려운 언어를 열심히 배우는 내게 친절하자.
참고로 똑같은 영어 앱도 있어 한 번씩 보고 있는데, 이 영어 앱에서 남자는 영국식 발음, 여자는 미국식 발음으로 해서 지루함이 적고, 독일인을 위한 영어 앱이므로 뜻 설명이 독일어로 되어있어 영어뿐 아니라 독일어를 배우는데도 도움이 된다.
시작이 반이라는 마음으로, 천리길도 한걸음부터라는 마음으로 시작했는데 매일 한 단어를 보는, 정말 아무것도 아닌 것 같은 일도 빠뜨릴 때가 많다. 그래도, 몇 달간 해왔으니 뭔가는 배웠겠지라는 마음으로 오늘도 한 단어 들여다본다.
잘하고 있어 충분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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