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놀이터
20세기 노벨상을 가장 많이 받은 나라가, 심지어는 반 이상의 노벨상 수상자가 독일에 있다는 기사를 한 번 본 적이 있다. 그 나라 사람들은 어떻게 이런 걸출한 학자들을 배출했을까에 집중하면서 동시에 독일의 유아교육도 관심을 크게 받았던 것으로 기억한다.
유치원은 영어로도, 독일어로도 킨더가튼 (Kindergarten)이다. 이 킨더가튼을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독일의 교육자 프뢰벨 (한국에서는 프뢰벨=은물) 이 세계 최초로 창설했다. 그는 식물도 어떤 식물이냐에 따라 맞는 비료를 주고, 물의 양과 횟수를 조절해야 하듯, 아이들도 본성에 따라 그들이 잘 자랄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했다. 아이들이 좋아하는 것은 놀이이기에 유치원의 교육은 놀이 중심이어야 하고, 놀이가 아이들의 발달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본인이 스스로 놀이기구를 고안하기도 했는데, 그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프뢰벨=은물이다.
참고로, 독일에는 프뢰벨의 이름을 딴 유치원도 많다.
그래서인지 독일에는 놀이터가 참 많은 것 같다. 집 앞에 놀이터가 하나 있고, 10분 도보 거리에 또 하나, 13분 도보 거리에 또 하나, 20 분 도보 거리에 또 하나가 있으니, 주거 지역이면 어디든 조금만 걸어도 놀이터 하나쯤은 볼 수 있다. 2020년 기준으로 독일 전체에 있는 놀이터 수는 94,441로 100,000 개 정도니 많긴 많은가 보다. 이 수를 한국과 비교하고 싶으나, 자료가 없거나, 찾을 수가 없다.
출처: Innsidestatistics
https://innside-statistics.de/zahl-des-monats-mai-2020-spielplaetze-in-deutschland/
Zahl des Monats – Mai 2020: Spielplätze in Deutschland – Innside Statistics
Da weder amtlichen Daten zu Spielplatzflächen oder Spielplatzanzahl vorliegen, basiert obige Analyse auf verschiedenen Annahmen. Erstens, das Münchner Ziel von 1,5 Quadratmeter Spielplatzfläche auf 25 Quadratmeter Wohnfläche wurde auf Deutschland ausge
innside-statistics.de
독일 놀이터를 한국에 있는 놀이터와 비교하면, 여기는 기구들이 나무로 만들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미끄럼틀은 특성상 금속이 많지만, 나머지는 그네, 시소, 독일판 정글짐, 기어오르기, 모래장에 필요한 것 등은 나무로 만들어진 것들이 더 많다. 독일 놀이터는 대부분이 자연 속에 있다. 놀이터에는 잔디가 깔려 있고, 주위에 나무들이 많이 있다.
자연을 벗 삼아 논다는 것이 이것이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아이들은 나무 뒤에 숨어 숨바꼭질을 하고, 나뭇잎으로 샌드위치를 만들며 마른 나뭇가지들로 성을 만든다. 나뭇잎이 떨어지는 가을에는 마른 낙엽 던지기 놀이를 하고 낙엽 색깔별로 모으기, 낙엽 밟기 놀이 등을 한다. 놀이터에 자연이 병풍처럼 펼쳐져 있으니, 아이들이 말 그대로 자연을 벗 삼아 논다.
그리고 또 하나의 차이점. 독일 놀이터에는 놀이터 규칙 사인이 있다.
놀이터마다 조금 다른데, 저 사인의 경우,
헬멧을 메면 안되고, 만 12세까지만 허용되며, 공놀이를 해서는 안되고, 유리병을 깨면 안 되며, 개를 데려와서는 안되고, 놀이터 안에서 자전거를 타면 안 된다. 그리고 마지막 하나 한국 사람들에게 조금 생소하게 들릴 수 있는데, 13.00 - 15.00시라고 적힌 것은, 그 시간에는 조용히 해야 한다는 뜻이다.
독일 놀이터에도 한국처럼 모래장, 그네, 시소, 기어오르기, 미끄럼틀 등이 공통적으로 있고,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것 기구들도 몇 개 있는데, 예를 들면 Seilbahn (케이블이라는 뜻인데 줄을 타고 케이블처럼 쭉 간다) 이 그것 중 하나이다.
아무 생각을 하지 않으면, 놀이터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놀이기구를 타고 놀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곳이다. 하지만 유아교육적인 측면에서 간단히 적으면, 놀이터는 신체 발달을 돕고, 여러 감각을 훈련시키며, 정서적 안정을 찾게 해 줌과 동시에, 사회성을 기르고 다른 아이들과 유대감을 형성하는 곳이다.
나는 아이와 놀이터에 자주 간다.
집에 있으면 친구보단 엄마지만, 놀이터에서는 엄마보단 친구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