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도서관
나는 한국에 있을 때에도, 호주에 있을 때에도 그리고 역시나 독일에서도 도서관을 자주 간다. 해야 할 일이나 공부, 독서 등을 굳이 도서관에서 하는 것을 더 좋아한다. 도서관 특유의 책 냄새는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고, 책으로 둘러싸인 건물에 있다는 자체가 안정감을 주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평소에 깊은 잠을 잘 못 자는 나는 도서관에서는 10분이든 1시간이든 정말 잘 잔다.
도서관에 도착하면 먼저 앉을 곳을 정하고 짐을 푼다. 그리고나서 커피 자판기로 가서 커피 두 잔을 뽑아 다시 내 자리로 와서 아무것도 안 하며 커피만 천천히 마시는 게 습관인데, 그 시간이 너무너무 좋다. 싼 맛 나는 자판기 커피가 맛이 좋을 리는 없지만 일단 달달하니 좋고, 그래서 나는 언젠가부터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도서관 루틴을 백 프로 즐긴다.
독일에서 나는 독일어와의 싸움을 시작한 후 부터 도서관에 다녔다. 학교나 어학원 중간에 시간이 비거나 일찍 마치면, 시내에 있는 브레멘 시립 도서관에 갔었고, 과제나 시험 전에는 제일 가까운 제이콥대학교 도서관에, 일이 끝나면 근처에 작은 도서관에 다녔다.
독일의 도서관하면, 먼저 한국인인 이은영 건축가가 직접 설계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7위에 든다는 슈투트가르트 도서관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오늘은 집에서 멀지 않은 작고 아담한 그리고 지극한 평범한 독일의 한 도서관을 소개한다.
북독일인 브레멘에서도 북쪽에 있는 페게작 도서관은 작은 2층 건물인데, 1층은 성인들을 위한 공간, 2층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다.
작년 2021년에 생각지 못하게 기생충이라는 한국영화 DVD를 여기서 발견해서 봤고, 엊그제는 동물원이라는 한국 영화가 있어서 빌려왔다.
독일의 도서관은 여러 행사를 많이 한다. 예를 들어, 브레멘 시립도서관은 매주 한 번 독일어회화 연습을 하는 프로그램이었고, 아이들을 위한 구연동화, 연극, 소풍 등 다양한 이벤트가 무료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아 적극 활용하면 좋다.
도서관 이용방법
앉아서 공부하거나 거기에 있는 책을 보는 것 등, 입장은 무료이다. 책, DVD, 미디어를 대여하려면 연회비를 내야 하는데, 브레멘에 있는 도서관의 경우, 만 18세까지, 어학원이나 아우스빌둥을 하는 외국인도 무료로 연간 회원카드를 만들 수 있다. 어학원이 끝나거나 아우스빌둥이 끝나면 18-27세는 13유로, 28-64세는 24유로, 65세 부터는 13유로를 내면 BIB 카드(도서관카드)를 만들 수 있다.
대여기간은 3주이고, 연장하고 싶으면, 다른 사람이 먼저 그 책을 예약하지 않은 경우, 직접 혹은 인터넷으로 2회까지 연장할 수 있다. 하지만 기일내에 반납하지 않으면 책 한 권당, 혹은 미디어 한 점당 / 하루에 몇 원화로 약 500원씩 벌금을 내야한다. 만약 20권의 책을 하루만 늦게 반납해도 10,000을 내야 하니, 도서관에서 보내주는 리마인드 이메일을 받으면 반납할 책들을 챙겨놓는 것이 좋다. 우리 가족은 아이가 고르는 책, 미디어, 보드게임 몇 개씩 빌리면 20점 넘는 건 일도 아니다.
*놀라운 팁*
지금까지 어학원이나 공부를 했던 나는 매년 무료로 책을 빌려 볼 수 있었다. 매년 6월마다 연장을 했는데 이번 해 7월 22일에 공식적으로 학업을 모두 마치게 되므로 유료 회원이 되어야 했다. 하지만 지난 6월, 도서관에 가서 유로 회원으로 전환하겠다며 상황을 설명하니 운이 좋았다며 서류에 적혀 있는 7월 22일 전이니 1년을 더 무료로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마다 혹은 도서관마다 룰이 다를 수 있지만, 같을 수도 있으니 항상 물어보는 건 좋다고 생각한다.
'일상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외국에서 태어난 아기 한국에서 출생신고 (6) | 2022.10.15 |
---|---|
독일에서 한국 갈 때 가져가는 선물 (4) | 2022.10.08 |
독일 놀이터 (0) | 2022.08.26 |
독일 인종차별 (0) | 2022.08.25 |
라즈베리 (0) | 2022.08.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