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초등학교 입학 준비
지난 포스팅에서 자세히 다루었듯, 독일에서 초등학교 입학을 준비하려면 손이 많이 간다.
입학식에 필요한 슐튜테나 입학 파티가 아니더라도, 독일 학교에서는 예비 학부모에게 학교 수업을 위해 준비하라는 것이 아주 많다.
4월 초, 유치원에서 예비 초등학생 학부모와 학교 교장 선생님과의 첫 만남을 가졌다. 학교 앞에 주차는 절대 안되고, 학교 수업은 몇 시간이며, 부모와 아이 모두 초등학교 생활에 대해 긴장 할 필요가 없다는 내용의 말을 쉽고 간단하게 설명했다. 그리고 질문을 받는 시간이 왔고, 나는 손을 들어 하고 싶었던 질문을 했다. 평소에 아이가 늘 나한테 물어봤던 질문을.
"반 배정은 언제 되나요? 원하는 아이들과 같은 반에 들어갈 수 있나요?"
안되면 할 수 없다는 생각이었고, 그래도 물어나 보자라는 마음이었는데, 교장 선생님은 내 아이가 누구랑 한 반이 되고 싶냐고 물어시더니, 이름을 다 적었다. 노력해보겠다는 답변과 함께. 그리고 그 친구들은 다 내 아이와 한 번이 되었다.
약 2개월이 지난 6월 말 유치원을 통해 예비 초등학생 학부모 만남을 가지자는 내용의 통신문을 학교로부터 받았고, 그 날 아이의 담임 선생님과 교장 선생님을 알게되었다. 먼저 자리에 있는 모든 학부모가 자기 소개를 하고, 선생님으로부터 전반적인 학교 생활에 대해 들었다.
다 끝나고 나니, 한 가득 들어있는 대형봉투를 가져가란다. 그 중에 하나가 준비물 리스트. 앞, 뒤로 아이들이 학교에서 필요한 책과 준비물이 다 적혀있다.
아주 철저하다. 알파벳 적는 노트도 정확히 어떤 것인지 적혀있고, 심지어 사각형 거울도 적혀있다. 예상컨데 수학 시간에 쓰지 않을까. 색연필, 지우개, 체육실신발, 도시락까지. 저 준비물 제대로 준비하는데 시간 참 많이 걸렸다.
입학식이 있는 8월에 비독어권의 나라에서 온 엄마들이 문구점에서 저 종이를 들고 직원에게 문의하는 것도 종종 봤다.
그리고 빠질 수 없는 초등학생 가방, 슐란즌. 앞과 옆에 있는 핑크색은 1년 뒤면 혼자 걸어다닐 아이의 안전을 따로 구매해 가방에 연결했다. 찻길에서 눈에 잘 띄라는 용도인데, 독일에서는 꽤 흔하다.
크기도 크기지만, 가격도 너무 비싸다. 평균 250-300 유로 사이니, 한화로 약 35만-42만 사이. 가방과 체육복 주머니, 필통 2개가 세트이긴 하지만 가격이 너무 되어 고민하고 있었는데, 마침 아이 생일 선물로 아이의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준다고 하셔서 감사히 받았다.
가격에 거품이 있는 것 같긴 하지만 기능도 좋긴하다. 어깨 끈이 아주 두툼하고 허리에 두르는 끈도 아이가 등이나 허리에 부담가지 않게 잘 디자인되어 있으며 체육복 주머니도 달 수 있다. 기능면에서는 마치 배낭 여행 할 때 샀던 도이터 가방 같았다.
입학과정을 다 겪고 보니, 지나고 난 지금은 그 정도 쯤은 할 만 했던 것 같기도 한데, 당시에는 정말 신경이 많이 쓰였다. 풀타임으로 일하면서, 일주일에 두 번씩 피트니스 스튜디오를 다니면서 엄마 역할까지 소홀히 할 수 없으니, 새삼 한국에 계신 엄마 생각이 나기도 했다.
독일에 오기 전 내가, 혹은 많은 한국 사람들이 생각하는 독일 사람들의 특징 중에 하나는 '질서를 잘 지킨다 / 준법 정신이 강하다' 였다. 입학 준비를 하다보니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독일 아이들은 어릴 때부터 예를 들어, 체육실에서는 실내 운동화만 신고, 교실에서는 다 준비된 채로 선생님이 지시하는 대로 수업을 하니, 규칙이라는 것을 자연스럽게 익히게 되겠네?
한국에서 말하는 독일 사람들의 질서, 준법 정신은 여기서 시작 된 것일 수도 있겠다. 역시나 한 나라의 교육시스템, 교육 방향은 그 나라의 전반적인 사회 구조를 형성하는데 끼치는 영향이 아주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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